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를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병률이 높은 메니에르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다.

메니에르 질환은 내이에 문제가 발생해 난청, 이명, 현기증, 구토, 균형 장애, 공감각 능력 저하 등의 여러 불편감을 한 번에 주는 질환을 말하는데, 이에 대한 완전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메니에르병을 앓던 사람이라면 해당 증상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 힘들어한다.

문제는 메니에르 질환이 습도가 높고 온도가 높을수록 발병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이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기압을 낮추기 때문인데, 기압이 낮아지면 내이 압력이 높아져 메니에르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여름마다 고온 다습한 환경이 쉽게 조성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메니에르 질환의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3~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메니에르병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습도가 높고 더운 계절에 메니에르병 발병률이 높았다.

일상에서 큰 불편감을 야기하는 메니에르 질환은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처가 발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김성근 원장은 "과거에 메니에르 질환을 앓았던 사람이 구토, 현기증, 이명, 혹은 난청의 증상이 있을 때는 해당 질환의 재발을 의심하고 곧바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귀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메니에르 질환은 그 후유증으로 영구적 난청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난청이 악화되기 전에 빨리 올바른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니에르로 인한 영구적 난청은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남아있는 청력을 보청기로 관리할 수 있다. 보청기의 효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보청기는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이명이나 균형 장애를 완화해 주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청기의 긍정적인 효과는 사용자가 기기에 어느 정도 적응한 후에 볼 수 있다. 특히 메니에르 질환을 앓았던 적이 있고 그로 인해 영구적 난청이 있다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메니에르병은 재발할 때마다 청력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메니에르 질환이 재발하여 청력에 변동이 생긴다면 그때의 청력 상태에 맞게 보청기를 조절 받아야 한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 조절은 청각사를 통해 받을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에서 메니에르가 재발했음을 확인했다면 보청기 센터를 방문해 사용하던 보청기의 조절을 요청해야 한다.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받은 후 메니에르병 증상이 호전된다면, 그때의 청력 상태에 맞도록 보청기를 다시 조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니에르 질환에 대한 이비인후과적인 대처법은 약물 처방이나 시술 또는 수술이다. 약물 처방으로는 두통이나 현기증의 완화를 위한 약물 처방이 있으며, 내이에 과도하게 축적된 액체를 배출하기 위한 이뇨제 처방이 있다. 만일 약물 효과가 없고 메니에르 질환의 증상이 심하다면 문제의 근원인 내이를 시술하거나 수술하는 침습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메니에르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내이 속 액체의 양에 영향을 미치는 카페인과 염분 섭취를 제한한다면 메니에르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메니에르병의 증상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힘들지만,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전문 청각사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면 이를 잘 이겨낼 수 있다"며 "메니에르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빨리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받고 전문의와 전문 청각사의 빠른 대처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