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잘 사용하다가 갑자기 소리가 잘 안 들린다거나, 보청기에서 정체불명의 소리가 난다거나, 귀가 아프거나 가려운 문제가 생긴다면 난청인은 무척 당황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상황에 따라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해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보청기 청소나 배터리 교체와 같은 간단한 일이라면 스스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귀 통증이나 귀 가려움증과 같은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기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보청기를 사용하다가 보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전문가에게 의존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봤다.

◇보청기 소리가 잘 안 들릴 때= 보청기 소리는 기기에 배터리가 없거나, 기기 성능이 떨어지거나, 귀지와 같은 이물질이 기기를 막고 있을 때 잘 안 들릴 수 있다.
우리 귀에 귀지가 쌓이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보청기에 귀지가 끼는 현상은 흔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보청기 사용자라면 평소 보청기에 귀지가 잘 끼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 보청기에 귀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왁스 가드를 리시버 부분에 껴 귀지가 리시버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법이 있으며, 보청기를 자주 청소해 주는 방법이 있다. 김성근 원장은 "귓속에 귀지가 빨리 쌓이는 체질이라면 그 만큼 기기에 귀지가 껴 보청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현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경우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전문적인 귀지 제거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청기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보청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보청기 성능은 딱히 기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아도 사용할수록 떨어질 수 있다. 보청기 성능은 실이측정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실이측정검사를 통해 우리는 기기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청기가 사용자의 청력에 잘 맞게 조절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실이측정검사는 보청기를 착용한 난청인의 귓속에 마이크를 넣어 고막으로 전달되는 보청기 출력량의 수치를 주파수별로 측정하며, 보청기의 말소리 분별력 향상 정도를 측정한다. 이 측정값은 그래프나 표, 백분율로 출력되어 보청기 성능과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보청기에서 삐 소리가 날 때= 보청기를 사용하다 보면 기기에서 '삐' 또는 '윙'과 같은 정체불명의 소리가 날 때가 있다.

이를 음향 되울림 현상이라고도 하는 피드백 현상이라고 하는데, 피드백 현상은 보청기의 마이크에서 나온 소리가 리시버로 되돌아가 증폭되는 현상을 말한다. 피드백 현상은 보청기에 귀지가 껴 있거나, 귓속에 귀지가 많거나, 보청기가 귀에 잘 맞지 않거나, 보청기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보청기에 귀지가 쌓여 피드백 현상이 나타난다면 보청기 청소로 해결될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가 작아 이를 섬세하게 청소하기 어렵다면 청각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귓속에 귀지가 많아 피드백 현상이 나타난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귀지 제거를 받아야 한다"며 "보청기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피드백 현상은 보청기를 올바르게 착용할 경우 사라진다. 평소 보청기를 착용할 때 기기가 귀 안쪽까지 잘 들어가서 안착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보청기가 귀에 잘 맞지 않을 때= 보청기가 귀에 잘 맞지 않을 때는 피드백 현상이 나타나거나, 보청기가 귓속에서 돌아다니거나, 귀가 아프거나 가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만일 보청기가 귓속에서 돌아다닌다면 쉽게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 보청기의 몰드 또는 돔 부분이 사용자의 외이도 모양과 잘 맞는 것으로 교체 받아야 한다.

보청기를 낄 때 귀가 아프거나 가렵다면 보청기 착용을 중단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보청기의 재질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