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보청기는 무엇일까?
정답은 착용했을 때 나의 청력과 귀 상태, 소리 취향이 나에게 잘 맞는 보청기가 가장 좋다. 그러나 현실에서 '딱 맞는 보청기'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가장 좋은 보청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전문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 난청인에 맞게 조절한 '맞춤형'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이 구매자의 키와 몸매, 취향에 맞게 재단해 탄생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가장 좋은 보청기를 갖기 위해서는 나에 맞는 기기를 고른 후, 이를 나에게 잘 맞게 조절 받아야 한다. 즉 보청기를 처음 구매하고 사용할 때는 이를 나에게 맞게 '맞춰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나에게 꼭 맞는 맞춤옷을 구매할 때 디자이너와 내가 선호하는 옷감이 어떤 것인지, 나의 신체 부위별 치수는 무엇인지, 이 옷을 언제 어디에 입을 것인지 등을 상의하듯이 나에게 꼭 맞는 보청기를 구매할 때 보청기 전문가와 나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보청기 전문가라고 하면, 보청기에 대한 조예가 깊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를 말한다.

보청기는 일반 전자기기가 아닌 의료기기여서 구매할 때는 귀와 청력에 대한 의료적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후 처방받아 구매해야 한다. 난청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중이염과 같은 귀 질환이 발생할 경우 이를 빠르게 치료받으면 청력을 되돌릴 수 있다. 그러나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없이 보청기를 구매한다면 의도치 않게 자신의 귀 질환을 방치하여 난청이 영구화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이비인후과에서 귀와 청력검사를 받은 후 치료가 불가능한 난청이 있다고 확인되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보청기를 처방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보청기는 매일 하루 종일 착용하는 의료기기이므로, 난청인이 편안하게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난청인이 자신의 귀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보청기를 착용한다면, 난청인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동안 귀가 아프거나, 보청기 소리가 울리거나, 귀 질환이 악화되거나 청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난청인의 보청기 착용을 중단하게 할 뿐 아니라, 난청인이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잘 구매하고 사용할 경우 어음분별력이 개선되고 청력 재활의 효과를 보는 등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잘못 구매하고 사용할 경우 청력이 떨어지고 귀 질환이 악화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청각사는 난청인의 청력검사 결과를 토대로 보청기가 난청인에게 적합하게 조절한다. 보청기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땐 기기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청각사가 꼭 필요하다. 보청기의 조절 경험이 많은 청각사는 사용자 니즈에 맞게 기능을 설정해준다.

보청기를 처음 조절한 후에는 이를 매일 착용하면서 어떤 점이 불만족스러운지 스스로 잘 검토해봐야 한다. 새로 구매한 보청기는 사용자 경험이 보청기를 추가로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성근 원장은 "주로 어떤 곳을 방문하는지, 거기에서 유독 잘 안 들리는 소리는 무엇인지, 지인 중 누구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운지, 어떤 소리가 잘 안 들리는지 등을 청각사와 공유한다면, 청각사는 이를 고려해 기기를 조절할 수 있다"며 "보청기 착용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전문 청각사와 보청기에 대한 경험담을 잘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청기 조절은 꼭 난청인과 청각사의 협업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의사는 난청인의 니즈를 파악해 그가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난청인에게 잘 맞는 보청기를 고르고, 그의 청력과 귀 상태에 맞게 기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청인에게 적합한 보청기를 찾고 만들어 나가려면 사용자의 의견이 청각사 및 이비인후과 의사와 잘 공유되어야 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이상적인 보청기를 사용하려면 사용자와 보청기 전문가 사이의 의사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가장 좋은 보청기는 난청인의 청력을 검사하는 이비인후과 의사, 보청기를 조절하는 청각사, 그리고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인의 교류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