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인이 보청기를 끼다가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삐~'소리가 나면 당황하게 된다. 이는 기기가 고장 난 것인지 아닌지 의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에서 '삐' 소리가 나는 것은 보청기 사용자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피드백 현상"이라며 "피드백 현상은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청기 사용자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피드백 현상은 보청기가 귀에 제대로 끼워지지 않을 경우 자주 발생한다. 보청기가 귀 모양에 맞게 잘 들어가지 않으면 보청기 소리가 귀에서 새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 소리가 귀 밖으로 새어 나오면 그 소리가 마이크에 다시 들어가 피드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보청기에 소리가 난다면 기기가 귀에 제대로 끼워졌나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귀의 가장 바깥 부분인 외이도에 변형이 일어날 경우에도 피드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외이도 모양은 노화로 인해 변형될 수 있는데 이는 피드백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청기 착용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이 같은 경우에는 보청기의 이어몰드를 변형된 외이도에 맞도록 다시 맞춰줘야 하므로, 보청기를 구매한 청각센터에 이를 문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보청기를 아무리 껴도 소리가 계속 난다면 외이도의 변형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귓속에 귀지가 과도하게 쌓여도 피드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귓속에 귀지가 많은 상태에서 보청기를 착용하면 기기와 고막 사이에 귀지가 쌓이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고막으로 가는 보청기 소리가 귀지에 반사되어 피드백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이비인후과에서 귀지 청소를 받아야 한다. 스스로 귀지를 파다가는 고막 파열, 귀지 분비 촉진 등 여러 귀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청기 사용자라면 주기적으로 보청기를 잘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에 귀지나 먼지와 같은 것들이 끼게 되면, 기기가 제대로 기능을 잘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귀지는 보청기 기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청기를 오래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 소리가 너무 클 경우에도 피드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보청기의 최대 출력값이 너무 높게 설정되면 보청기 소리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경우에는 보청기의 최대 출력값을 줄여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보청기를 조절한 청각사에게 문의하여 이를 낮게 조절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피드백 현상은 보청기를 다시 잘 끼거나 귀 청소를 받거나 증폭음을 조절받는 등의 단순한 처치로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를 주었음에도 피드백 현상이 지속된다면 기기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의 이어몰드, 리시버, 마이크 또는 스피커와 같은 부품이 손상되면 피드백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보청기에 문제가 있다면 보청기 센터에 방문하여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 기기를 수리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