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는 변화를 찾게 된다. 하지만 변화가 크면 클수록, 긴 적응 과정이 불가피하다.

이는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는 난청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된다면 이에 적응하는 과정이 길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난청인이 보청기를 처음 착용할 때 겪는 적응 과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다면 적어도 3개월 동안의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이 기간에 보청기를 조절 받고, 보청기를 매일 착용하는 등 여러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기기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보청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난청인은 보청기를 적응하는 과정에서 보청기 소리로 인해 피로감과 두통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보청기 소리가 너무 크거나, 보청기가 잘 조절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보청기를 조절 받은 센터에 문의해 보청기를 다시 조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역설적이지만 피로감과 두통은 보청기 착용으로 기기 적응의 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보청기를 착용한 지 얼마 안 됐다면, 들리지 않던 작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주변이 소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피로감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은 작고 큰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으나 소음이 발생하는 곳에서 크게 시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주변에 소음이 발생하더라도 필요한 소리만을 걸러 들을 수 있는 뇌 기능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변 소리를 오랫동안 잘 듣지 못하는 난청인은 주변 소음으로부터 듣고자 하는 소리를 걸러주는 뇌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김성근 원장은 "난청인이 보청기를 착용할 때 주변이 시끄럽게만 느껴지고 듣고자 하는 소리가 잘 안 들릴 확률이 높다"며 "그러나 보청기를 꾸준히 착용해 이에 잘 적응하면, 중요한 소리만을 걸러 듣는 뇌 기능이 복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보청기에 적응하고 이에 효과를 보는 과정은 긴 여정과 같다. 테니스나 골프를 배울 때 오랜 기간 동안 몸의 움직임, 호흡법, 스윙 등을 몸에 익혀야 하듯이, 보청기를 착용할 경우 충분한 기간 동안 기기를 몸에 익혀야 한다.

보청기는 착용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의료기기가 아니다. 보청기가 잘 기능하기 위해서는 보청기가 착용자에게 잘 맞춰져야 하고, 착용자가 기기에 잘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의 기간이 걸린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다면, 처음부터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보다는 소리를 잘 듣게 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일 보청기를 처음 착용했는데, 이 효과를 보는 과정이 더디게 느껴진다면, 처음부터 잘 들으려고 하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기기에 적응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