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와 함께 화사한 꽃이 만개하는 봄철, 상춘객들을 괴롭히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와 황사이다.
우리 몸에 유해하다는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대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기를 거쳐 폐로 침투한다.

미세먼지가 혈관을 따라 몸안으로 유입된다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했듯 1급 발암물질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또한 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 폐암 등의 질환 발생 위험률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는 난청인이 늘 착용하는 보청기의 수명과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난청인이 주변 소리를 잘 듣고 청력 재활을 위해 매일 착용해야 하는 의료기기"라며 "이는 주변 소리를 인식하고 조절해 난청인이 주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 복잡하고도 섬세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아가 좋지 않으면 틀니나 임플란트와 같은 '의치'를, 다리에 장애를 입으면 '의족'을 하듯이, 귀 역시 난청이 악화되어 주변의 말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 '의청', 즉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 역시 오래 사용하려면 의치처럼 관리가 중요하다.

보청기는 매우 작고 섬세한 의료기기로,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 그런데 매일 착용해야 하는 기기의 특성상, 물기나 먼지 또는 귀지에 자주 노출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 사용자는 매일 기기를 외부 이물질로부터 잘 관리해 줘야 한다. 물기나 먼지 또는 귀지가 기기에 묻어 기기 속으로 들어간다면 보청기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최악의 상황에는 보청기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보청기는 기능이 복잡한 만큼 가격도 비싸기에, 이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평소 기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보청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평소 기기에 물기나 과도한 먼지가 닿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보청기 슬리브와 같은 악세서리를 기기에 끼우고 사용한다면, 보청기가 먼지, 땀 등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일 불가피하게 기기에 먼지나 물기가 묻는다면 즉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또한 기기를 착용하고 외출한 후에 보청기를 부드러운 헝겊으로 잘 닦아야 한다. 게다가 보청기는 귀 모양에 맞게 작고 굴곡진 모양으로 제작되므로 평소 미세한 이물질이 잘 쌓이는 배터리 도어와 볼륨 조절기 주변, 리시버 부분을 보청기 전용 청소 솔로 매일 잘 닦아주는 것이 좋다.

보청기를 올바르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를 건조 통에 넣어놓는 것 또한 중요하다. 보청기 건조 통은 기기가 건조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도우며 공기 중에 떠다니는 습기나 먼지로부터 기기를 보호한다. 이는 보청기 건조 통에 들어있는 건조 캡슐 때문인데, 이 캡슐은 기기 속에 있는 습기를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보청기를 하루 종일 착용하고 난 후, 잠에 들기 전에는 기기를 꼭 보청기 건조 통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기기를 건조 통에 넣기 전에는 보청기의 전원을 끄고 배터리를 제거해야 한다. 밤사이 보청기를 건조 통에 보관하면 기기에 있던 습기가 제거되어 보청기를 다시금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의 수명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며 "미세먼지와 황사가 잦은 봄철에는 일기예보를 챙겨보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특히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만일 기기를 청소하기 어렵다거나, 기기를 더욱 정밀하게 청소하고 관리하려면 보청기 전문점을 방문해 정기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