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는 하루 종일 착용해도 무관한 의료기기로, 오랜 시간 착용해도 안전하다. 그래서 난청인은 걱정없이 청력재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청기를 장시간 끼고 주변 소리를 듣는 연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청기를 사용하다가도 잠시 동안 보청기 착용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귀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물기가 많은 곳을 방문한다든지, 병원에서 CT, MRI, 엑스레이 촬영을 하게 될 때 보청기를 빼두는 것이 좋다. 촬영 검사때 보청기 속 금속 부품이 영상에 왜곡을 유발할 수 있으며 촬영 기구가 보청기 고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는 때에 따라 사용을 중단하거나, 다시 착용해야 할 수도 있고, 새로운 보청기로 바꿔야 할 수도 있는데, 그 대처법이 상황에 맞게 달라진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사용하다가 귀 질환이 발생할 때는 귀 질환이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보청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며 "외이도염, 고막염 등 감염성 질환이 발생할 경우, 귓속에서 진물이 나오고 가려움증과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 보청기를 착용하여 귀를 자극하거나 귓구멍을 막는다면 귀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귀 질환이 발생하면 귀에 아무것도 넣지 말고 귓속 바람이 잘 통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좋다. 감염성 질환은 빨리 치료받을수록 빨리 회복할 수 있으며 이차감염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사용하다가 귀가 가렵고 아프거나, 귓속에서 진물이 나온다면 보청기를 빼고 이른 시일 내에 이비인후과에서 귀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면서 "치료가 다 된 후에는 언제든지 보청기를 다시 착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용하는 보청기가 나의 귀와 맞지 않을 경우에도 보청기 착용을 중단해야 한다. 보청기의 모양이 귀 모양과 잘 맞지 않거나, 보청기 재질이 피부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여러 불편감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 모양이 외이도의 모양과 잘 맞지 않는 경우, 외이도가 자극되어 귀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청기 재질이 피부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접촉성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귀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이럴 경우에는 보청기의 몰드나 이어돔을 나의 외이도 모양과 맞는 것으로 바꿔주거나, 보청기를 다른 모델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나의 귀 모양, 피부 등 나에게 잘 맞는 보청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보청기를 잠시 빼놓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샤워나 수영, 운동을 하여 땀이 많이 나는 등 물에 보청기가 닿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잠시 보청기를 빼놓는 것이 좋다. 보청기에 물기가 닿으면 고장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럴 때는 보청기를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안전하고 오래 잘 사용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하루 종일 착용해도 안전한 보청기는 때에 따라 잠시 착용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면서 "보청기가 나와 맞지 않거나, 귀 질환이 발생해 보청기 착용을 중단하게 된다면 하루 빨리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나의 귀 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서만 나에게 맞는 보청기를 찾거나, 귀 질환을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보청기는 사용하다보면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예기치 않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